[과학동아] 몸에 좋은 성격 이야기

신나는 휴가철이다. 하지만 매번 경보가 뜨는 더위인 만큼 건강도 함께 챙기자는 의미에서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알다시피 사실 건강이란 ‘평소에’ 챙겨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당신이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에 따라 당신의 건강상태가 크게 좌우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조그만 일에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안달복달 하는 사람과 늘 느긋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한 번 마음 속에 떠올려보자. 누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 것 같은가?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라거나 ‘그 성격 때문에 제 명에 못 죽지..’라는 말들도 있고, 언뜻 생각해 봐도 후자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몇 십 년 전 까지만 해도 그저 세간에 떠도는 ‘미신적’ 이야기 정도로 치부되곤 했다. 다행히도 이후 이 이야기가 단지 미신인지 아니면 정말인지 확인하고 말겠다는 심리학자들의 집념 덕에 성격적 요소들과 다양한 건강 지표들 간의 관계가 연구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건강과 장수에 유리한 성격이 존재한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Smith,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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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적 성향과 지배성


화를 내다가 뒷목을 잡거나 심장에 문제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장면들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다. 실제로 연구들에 의하면 화를 잘 내고 의심이 많으며, 사람들에게도 적대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공격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에 잘 걸리며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도 더 높다고 한다(Smith et al., 2004).


공격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이런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한 원인으로 ‘잦은 화’가 지목되곤 한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질 때나 불의를 목격할 때 흔히 생기는 ‘화’라는 감정은 사람들의 심장박동 수와 혈압을 급격히 높인다. 오랫동안 지속된 화는 만성적인 고혈압과도 관련을 보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작은 일에도 비교적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은 이런 위험에 훨씬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성향뿐 아니라 지배적인 성향(사람들에게 군림하려고 하는 성향) 또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의하면 목소리가 크고 말이 빠르거나 남의 말을 끊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 역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비슷하게 지나치게 경쟁적인 성향 역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mith, 2006). 소위 피곤하게 사는 사람들이 제 명에 못 죽는다고 하는 것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 걱정이 많은 신경증


현대 심리학의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는 사람들의 성격이 ‘크게’, 서로 ‘독립적인’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것이다(Big5 성격이론: 외향성, 신경증, 원만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우리는 이 다섯 가지 성격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구체적인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외향성과 신경증 중간, 원만성 높음, 성실성과 경험에 대한 개방성 낮음’이런 식이다. 이들 다섯 성격 요소 중 건강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신경증’이다.


신경증은 ‘위험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이야기 되기도 한다. 신경증은 일종의 위험을 감지하는 레이다 같은 것으로서 이 특성이 높은 사람은 민감도가 높은 레이다를 가지고 있다보니 사사건건 알람이 작동한다고 보면 되겠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늘 예민한 편이다. 이들은 작은 일에도 쉽게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흔히 얘기하는 ‘늘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특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조금만 몸에 이상이 있어도 큰 병을 걱정하며 병원을 자주 찾기도 한다.또한 실제로 더 많이 아프기도 하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나이, 성별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소나 사회경제적 요소, 기존의 건강상태와 상관 없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심장 질환, 천식, 장 질환 등 각종 질병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병에 걸려도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예후가 더 나쁜 편이기도 하다. 결국 이들은 같은 조건, 나이대의 신경증이 낮은 사람들 보다 약 두 배 정도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고 한다(Lahey, 2009).


신경증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우선 신경증과 건강에 취약한 특성 둘 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유전적 요소가 지목된다. 또한 늘 부정적인 기운을 뿜어 내는 통에 사회적 관계를 잘 맺지 못해서 각종 스트레스 상황에 물적이나 심적으로 도움을 잘 받지 못하는 점도 한 가지 가능성으로 거론된다(예컨대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이혼율도 높다). 즉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워낙 잘 받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대처에도 취약한 편이라는 것이다. 관련해서 술, 담배, 마약에 손대는 경향도 높은 신경증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화와 걱정을 멀리하는 게 좋아 보인다. 또한 혹시 근심을 달랜다며 술, 담배를 줄기차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도움을 요청할 자원들이 주변에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좋겠다.

 


● 성실성


앞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성격 특성들을 살펴봤다. 이번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격 특징들에 뭐가 있는지 살펴보자.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것은 Big5 성격 요소 중 ‘성실성’이다.


성실성은 불필요한 충동을 억제하고 규칙과 계획에 맞춰 꼼곰하게 행동하는 것, 책임감, 체계성 등과 관련된 성격 요소이다. 책상이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고 학업 성적이나 업무 성과가 좋은 편인 사람의 경우 성실성이 높을 확률이 크다.


연구들에 의하면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고 같은 병에 걸리더라도 예후가 좋다. 심지어 어렸을 때의 성실성 수준이 나중에 이 사람이 장수할 확률을 예측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원인으로 이들이 건강 관련 수칙들(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 검진)을 잘 지키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며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인 상태를 잘 유지한다는 것을 꼽는다(Bogg & Roberts, 2004).


만약 자신이 성실성이 좀 낮은 편이라고 생각된다면 기본적인 건강 수칙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삶에서 안정적인 환경을 잘 꾸려가고 있는 것인지 한 번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 건강하지 않은(을 확률이 높은) 성격이라면…


지금까지 건강과 성격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았다. 화를 쉽게 내고 경쟁적이거나 걱정이 많은 성격 특성은 다양한 질병과 관련 되며(특히 심장질환) 심지어 명을 재촉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성격은 꼼꼼하고 규칙적인 성실성이라는 것과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에 비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성격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향성을 180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컨대 원체 생각이 많고 쉽게 걱정에 빠지는 성격을 어느 날 갑자기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는 이런 자신의 성격에 대한 ‘대처 방식’을 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남들보다 예민해서 걱정을 잘 하는 성격이라면, 일단 그런 자신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걱정을 내려놓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친한 친구에게 털어 놓기, 일기 쓰기, 각종 취미 활동 등)을 생활화 하면 된다는 것이다.


성실하지 않은 편이라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같은 건강 수칙들을 잘 지키지 못하는 편이라면 이들을 잘 지키기 위한 노력과 좋은 습관 들이기 등에 남들보다 좀 더 힘 쓸 필요가 있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럴 때 쓰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바로 ‘의지력’이다.


건강에 좋지 않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이런저런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위험요소들을 알아두고 이들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한다면 조금 힘들지언정 분명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 참고문헌
Smith, T. W. (2006). Personality as risk and resilience in physical health.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5, 227-231.
Smith, T.W., Glazer, K., Ruiz, J.M., & Gallo, L.C. (2004). Hostility, anger, aggressiveness and coronary heart disease: An interpersonal perspective on personality, emotion and health. Journal of Personality, 72, 1217–1270.
Lahey, B. B. (2009). Public health significance of neuroticism. American Psychologist, 64, 241-256.
Bogg, T., & Roberts, B. W. (2004). Conscientiousness and health-related behaviors: a meta-analysis of the leading behavioral contributors to mortality. Psychological Bulletin, 130, 887-919.


링크: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3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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