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 슬럼프 극복하기: meaning in life 2012/04/06 15:36 by 지뇽뇽

이십대 후반이 되니 사춘기가 다시 찾아오는군요
이거 또 몇 번 더 찾아오나요?ㅎㅎ 

이쯤에서 고전적인 개념이지만 유용한 개념인 
"삶의 의미(meaning in life)"라는 걸 잠깐 생각해 봤는데요

말 그대로 "내 삶과 내 존재 자체에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라는 개념이에요 :) 


삶의 의미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이를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행복하고, 자존감이 높고, 이타적인 행동이나 사회참여적 행동을 많이 하고 
종교적인 모습(spirituality, 영성?)도 많이 보인다고 하네요 (Ryff, 1989)


문항들을 보면

"나는 내 존재 자체가.. 1 = 전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 7 =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삶에서.. 1 = 어떤 분명한 목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 7 = 분명하고 만족스런 목적을 발견했다"
"나는 내 삶의 의미에 대해 1 =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 7 = 매우 자주 생각한다"

이런 식인데 

그냥 가끔 사춘기가 찾아오거나 맘이 싱숭생숭하거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거나 할때
이런 질문들을 자문해보곤 하는데요

단순한 질문들이지만 어려운 질문들이라서 
나름 생각해 보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고 
삶에 의미가 부족했거나 내 삶의 핵심 가치에서 벗어난 길을 걸어왔다면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 
이런 생각들을 좀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관련해서
사춘기를 극복할 때 또 한 가지 도움이 되는 것이 

"How(어떻게?)가 아니라 Why(왜?)라고 물어라"라고 하는 것인데요(Liberman et al, 2007)

How 라고 물으면 뭔가 지엽적인 문제들에 시달리게 되는데 
잠시 주의를 환기해서 

"내가 이 일을 왜 해내야만 하는 지"
"이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라는 Why의 질문을 던지면 
방향 설정에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실제로 행복한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How 보다 Why 질문을 더 많이 던진다는 연구도 본 기억이 있네요


기본적으로 인간은 "의미를 찾아라"라는 명령어가 입력된 본능이 내재된 동물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그냥 그렇게 나열되어 있는 점들일 뿐일 수도 있는데 
가만히 두질 않고 금방 "얼굴"을 찾아내곤 하죠ㅎ

[얼굴이 보이시나요?]


그래서 학자들은 인간을 "의미 찾기에 혈안이 된 동물(?)"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답니다
이런 현상은 근본적으로는 "이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서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 

자신이 속한 세상에 대해 많이 알 수록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생존률을 높일 수 있겠죠? 

불확실성(불투명한 미래나 장래)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불확실성이 불편하게 느껴져야 애써 이를 제거하려 하겠지요ㅎ  

여튼 결국 이런 속성 때문에
삶의 의미나 방향성, 지금 Why 이 일을 하고 있는 지 같은 것들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방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종종 주기적으로 사춘기(?)가 오고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뭔가 무기력하고 싱숭생숭하고 불안감이 덮쳐올 때
"아 내가 지금 삶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나?"라고 한번 진단해 보세요 

위의 질문들도 한번 자문해 보시고 말이지요 :) 

혼자서 저런 생각들을 하는 것이 버거울 때는 
친한 친구와 함께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좀 저런 상태라 주저리주저리 적어봤네요
봄이라서 더 그런가.. 
저 말고 또 싱숭생숭하신 분이 계시다면 
함께 잘 넘겨 봅시다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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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이 해봅시다ㅎㅎ 우리 인간은(괜히 뇌에 주름만 많이 잡혀서) 시도때도 없이 '의미'를 찾느라 혈안되어 있는 동물이라고 했었지요 :) 슬럼프 극복하기: meaning in life 혹시 뭔가 보이시나요? 우리는 요런 그림에서도 '무심코', '아주 쉽게' 얼굴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건 그만큼 우리가 본능적이 ... more

덧글

  • 눈먼자 2012/04/06 15:42 # 답글

    봄이라 그런 것보다, 회사라 그런것이.. 쿨럭!

    그런데 참 재미있는건, 제 경험이지만,

    그게 어떤 시련을 통해 더욱더 견고해지고 더 강해진다라는거죠.

    심리학에서는 시련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나요? ㅎㅎ
  • 지뇽뇽 2012/04/06 15:59 #

    회사라서ㅋㅋㅋ 살짝 한표를!

    네 물론 시련을 통해서 강해지는 것 같아요 :)
    시련을 통해서 다양한 어려움에 "적응"하기도 하고 대처법을 "학습"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 어떤 시련들은 너무 파괴적이라 사람을 파괴하기도 하고요;; (PTSD...)

    심리학에서는 이런 식으로 "시련"을 하나의 뭉탱이로 보기보다는
    여러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적응해가고, 적응하는 데는 얼마나 걸리고,
    어떤 식으로 극복하고, 학습하고 등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보고 있어요
    -> 적응, 스트레스, 갈등해결방식, 부정적 감정 등등 여러 주제로 쪼개서 연구를 하고있는 식이지요ㅎ
    그리고 또 사람마다 성격이나 생각하는 것에 따라 개인차는 어떻게 나는지도 보고요 :)
  • 눈먼자 2012/04/06 16:04 #

    아하. 시련이라는 단일 개념이 존재하는건 아니군요.
    사람이 느낄 때에는 추상적으로 느끼지만, 연구할때에는 ㅋㅋㅋㅋ
  • Alias 2012/04/06 15:51 # 답글

    근본 원인은 결국 뇌가 너무 잉여짓을 많이 해서...... ㅇ-<-<
  • 지뇽뇽 2012/04/06 16:00 #

    오 핵심을 찌르셨네요ㅋㅋㅋ
    제 친구는 "쓸데없이 잔뜩 주름진 뇌를 가진 것이 실수"라고 하더라고요ㅋㅋㅋ
  • 2012/04/06 16: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지뇽뇽 2012/04/09 10:53 #

    저는 그냥 좀 주름이 덜 진 뇌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면... 이런 생각을ㅎㅎ
  • FlakGear 2012/04/06 16:58 # 답글

    약간 철학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군요. 사실 저는 이것저것 목표를 수립해놓으면 또 그게 아니잖아 하면서 흐지부지되서 철저한 허무주의에 빠져버리기도 합니다. 의미잡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한편으로 HOW와 WHY의 차이점은 꽤 재미있게 다가오는군요. 어떻게?라고 하면 이상하게 부정적인 질문이 되고 WHY라고 하면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능동적 질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잘은 모르겠지만요. 어쨌거나 저도 왜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해야겠군요.
  • 지뇽뇽 2012/04/09 10:59 #

    의미를 잘 찾는 특성 같은 것도 어느정도 신경증이나 낙관성, 불확실성 회피 같은 안정적인 성격특질과 관련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저도 요즘 부쩍 Why question을 물으려고 노력중이에요ㅎㅎ
  • shaind 2012/04/06 17:53 # 답글

    전 삶에 의미를 찾다 찾다 궁극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깨지 않는 우울증에 빠졌죠.

    근데 의미란 게 무슨 뜻이죠?
  • 지뇽뇽 2012/04/09 11:02 #

    meaning in life에서 언급하는 의미란 삶의 확실한 목적 같은 걸 얘기하는 것 같아요 :)
    뭐 엄청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 같은 것도 삶을 지탱해 주는 큰 무언가가 되어 주니까요ㅎㅎ
  • 보리차 2012/04/06 21:31 # 답글

    그래요 함께 잘 넘겨 봐요! :D
    저는 나중에 박스를 줍게 되더라도 긍지를 갖고 하려구요ㅎㅎ
  • 지뇽뇽 2012/04/09 11:03 #

    상황에 굴하지 않는 긍지란 좋은 것이지요ㅎㅎ
  • 커티군 2012/04/07 00:05 # 답글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 지뇽뇽 2012/04/09 11:04 #

    예이~
    아.. 갑자기 여행가고 싶네요.... 회사고 모고 젠장ㅋㅋㅋ
  • Sisyphos 2012/04/19 02:50 # 답글

    평생 사춘기일것만 같이 느껴지는 저에게는 좋은 정보(?)네요, 으하하 ㅠㅠ
    의미찾기능력이 내장된 우리들이니 결국은 잘 넘기겠거니-하고 희망을 품어 봅니다 ㅎㅎ 으쌰으쌰
  • 지뇽뇽 2012/04/19 11:13 #

    산다는 게 곧 사춘기의 연속 인 것 같은 느낌이ㅎㅎ
    오 "희망"이라는 단어가 와닿네요 힘냅시당 :D
  • WaltzMinute 2012/05/19 22:33 # 답글

    "How(어떻게?)가 아니라 Why(왜?)라고 물어라"라고 한다는 2007년 Lieberman 논문이 어떤 논문인지 알 수 있을까요? 년도와 저자 이름만으로 논문 찾기가 어렵더라구요ㅠㅠ 흥미가 생겨서 한번 읽어보려고 하는데..
  • 지뇽뇽 2012/05/21 10:57 #

    이런 류의 이론들을 construal level theory라고 하는데요 리뷰논문이 있네요 :)
    ftp://163.25.117.117/gyliao/PaperCollection/20091002/psychologicalDistance.pdf
    구체적인 연구의 한 예로는 요런 게 있네요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153425/
  • WaltzMinute 2012/05/21 22:23 #

    감사합니다^^ 전 물리과 박사 과정인데 이렇게 다른 분야 논문을 보는 것도 새롭고 좋네요ㅋㅋ
  • 지뇽뇽 2012/05/23 10:27 #

    오 '물리학 박사'라는 말이 굉장히 포스있게 느껴지는데요ㅎ
    심리학 논문도 보시고 관심있으신 게 많으신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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