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 sense of control(통제감)과 행복, 건강 2012/04/18 15:33 by 지뇽뇽

회사에서 오늘부터 일일업무일지? 같은 걸 작성해서 만날 보고하라고 하더라고요
뭐 이게 너무너무 싫다거나 완전 귀찮다 이런 건 아닌데

그간 "조직생활"에서 느낀 바가 좀 있었기에  

autonomy(자율), sense of control(내가 내 일과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 같은 개념들이 떠올랐어요ㅎ
되게 고전적인 개념들인데 사실 우리 삶에서 굉장히굉장히 중요한 아이들이거든요

특히 sense of control 같은 경우
행복 뿐 아니라 "건강"에도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하는데(Rodin, 1986)

업무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사람이 기본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해야 업무 성과도 좋아질 거 아니에요 
특히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의 경우!

누누이 이야기 했지만 
부적정서는 사람의 시야를 좁히고(문제에 focus) 숲보다 나무를 보게 하는 반면
긍정적 정서는 희망에 가득차서 새로운 가능성들을 더 살피고 확장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했었지요
즉 긍정적 정서가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것(Isen, 1999) 

실제 다양한 조직들을 대상으로 연구해봐도 
조직원들의 긍정적 정서가 창의적 결과물을 내는 것과 연관되어 있었다고 해요(Amabile et al., 2005)

긍정적 정서가 사고의 속도와도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들을 보면 
긍정적 정서가 업무를 더 빨리 효율적으로 처리하게끔 도와주는 역할도 할 것 같고 말이지요 


이런 긍정적 정서에서의 측면 뿐 아니라
통제감을 잃으면 사람이 왠지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떨어지는 현상(helpless 해지는..)이 나타나는데

이게 건강에도 매우 안 좋을 뿐 아니라
일에 대한 자기효능감(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같은 것도 떨어뜨려서
결국 업무 성과를 저하시킨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 특히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중요한 회사의 경우
어느정도는 필요하겠지만 구성원들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 보다는
구성원들의 자율, 통제감을 높이는(empower) 조치들이 아주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ㅎ

조직 문화들이 경직되어 있고 
사람들을 자꾸 틀에 가둬두고 무기력하게 만드니.. 
많은 산업에서 점점 창의력이 제일 중요한데 
우리나라가 이런 산업들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들도 있어요 
 

추가로 한 가지 재미있을만한 연구를 소개해 보면(Lachman & Weaver., 1998)

사회계층별로 우울증 같은 증상들이나 건강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 못 사는 사람들이 잘 사는 사람들에 비해 상태가 안 좋은 양상으로 - 
요게 결국은 sense of control(통제감)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라는 걸 보여주는 연구가 있었어요 :) 

데이터를 보면

 
위(우울증상): 그냥 평균적으로 보면 높은소득 -> 중간소득 -> 낮은소득 계층 순으로 우울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양상인데
가로축에 Mastery( = sense of control)라고 내가 얼마나 내 뜻대로, 자율적으로 뭔가를 해낼 수 있는가라는 느낌이 들어가면
통제감이 높은 사람들(Mastery high)은 소득이랑 상관없이, 소득이 낮건 높건 우울하지 않은 걸로 나오죠

아래(삶의 만족도): 이것도 역시 소득이 높을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통제감이 높은 사람들은 소득이 낮건 높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네요 



이거는 통제감과 건강의 상관을 보여주는 표들인데요

위: 대체적으로 스스로 얼마나 건강하다고 느끼는지
중간: 건강 상의 이유로 여러 활동에 얼마나 제약을 받는지
아래: 다양한 질병과 관련된 증상들을 실제로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요렇게 세가지를 통해 계층별 건강 상태에 대해 살펴보니

역시 대체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건강이 안 좋은 걸로 나오지만
소득이 낮더라도 통제감이 높은 사람들은 건강 상태가 소득이 높은 사람들만큼 좋은 걸로 나오는 걸 볼 수 있지요


소득은 곧 내가 처한 객관적 환경이나 상황을 많이 대변하는 변인인 것 같은데
위의 데이터들은 이런 객관적 환경, 상황보다도 통제감이 행복이나 건강에 중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네요

회사에 적용시켜보면 
객관적인 시설이나 업무 환경 같은 것보다도 
구성원들의 통제감을 높게 유지시키는 것이
구성원들의 업무 만족도, 업무 성과, 회사에 대한 commitment 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지도..

라는 시사점을 주는 것 같네요 :)   

그냥 알프스 고원에서 풀 뜯어먹는 양처럼 자유롭게 방목해주세요 ;ㅁ;ㅎㅎㅎ 
라는 말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였습니다ㅋㅋ 
 

덧글

  • 셍나 2012/04/18 17:33 # 답글

    결론을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둬!" 로 가는건가요..
  • 지뇽뇽 2012/04/19 10:49 #

    음 그렇네요ㅎㅎㅎ 자유의모미되고시퍼요 ;ㅁ;
  • 네시팔분 2012/04/18 18:03 # 답글

    근데요 긍정적 정서의 긍정적 기능 말고도 부정적 정서의 긍정적 기능은 무엇이 있나요?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 지뇽뇽 2012/04/19 10:57 #

    긍정적 정서는 "all is well"이라는 신호이고
    부정적 정서는 "뭔가 잘못 되어 가고 있어!"라는 경고 신호라고들 합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ight"하거나 아니면 "도망(disengagement from goals)"가도록 우리의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
    구체적인 기능들은 "어떤" 부정적 정서이냐에 따라 구체적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정서에 비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는 정서인만큼(적이 나타나거나, 위험에 처하거나..)
    다양한 반응들이 일종의 대비책으로서 나타나는..

    요는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 모두 꼭 필요한 아이들이지만
    생존에 위협이 없을 때 일부러 부정적 정서를 끌어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겠지요ㅎ
  • FlakGear 2012/04/18 18:37 # 답글

    좋은 내용이군요. 긍정적 정서가 일에도 도움될줄은 몰랐습니다.
  • 지뇽뇽 2012/04/19 10:58 #

    성공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보다
    행복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쪽의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들도 있는 걸 보면
    확실히 긍정적 정서가 중요한 것 같아요 :)
  • 워풀 2012/04/18 20:39 # 답글

    맘에 안드는 사원을 자르려면 부정적 정서를 강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군요 +_+
    .......저는 나쁜 사람인가 봅니다 ㅠㅠ
  • 지뇽뇽 2012/04/19 10:59 #

    헙... 사원을 자를 수 있는 위치에 계신가봐요ㅎㅎ
  • 워풀 2012/04/19 16:17 #

    아니라서 이일로 스트레스를 받나 봅니다 ㅠㅠ
  • 오호 2012/04/19 01:18 # 삭제 답글

    오 좋은 내용이네요.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 지뇽뇽 2012/04/19 10:59 #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쁘네요 :)
  • Sisyphos 2012/04/19 02:41 # 답글

    풀뜯는 양처럼 방목!! 엑기스를 쪽뽑아낸 멋진 문장입니다 ㅎㅎㅎ
    자신의 능력으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으... 그런 이미로 참 사무실 안에서의 쳇바퀴 생활은, 이건 꿈도 희망도 없어...OTL라는 느낌이랄까.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일상서라도 방목스런 자유를 좀 안겨줄 필요가 있겠네요. 공감 공감.
    재밌게 보고 갑니다 :-)
  • 지뇽뇽 2012/04/19 11:03 #

    우리나라의 사무실들이 특히 사람들을 꿈도 희망도 없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사장이라면 안 그럴 거 같은데.. (아 아닌가ㅎㅎㅎ)
    말씀하신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라도 자율성을 맘껏 누릴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
  • Ladcin 2012/04/19 06:47 # 답글

    적당한 통제는 사람이 많은 일에 신경쓰지 않아서 행복한걸지도 :)
  • 지뇽뇽 2012/04/19 11:05 #

    아무래도 "조직"이다 보니 어느정도의 통제가 필요하긴 하겠지요 :)

    가급적이면 사람들의 자율성을 억압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당ㅎ
  • 닉넴 2012/04/19 19:12 # 삭제 답글

    오늘도 좋은 내용이네요!! 하지만 전 마냥 방목하면 잉여잉여하게 될 우려가 높은 인간이라ㅋㅋ 통제되면 벗어나고 싶고 벗어나면 잉여해지니...으 항상 적당한 선을 찾는게 힘든 것 같아요. 자기주도적인 인간이 통제력을 갖는게 가장 이상적이겠네요.
  • 닉넴 2012/04/19 19:15 # 삭제 답글

    아니.. 자기주도적인 인간은 이미 통제력을 가지고 있군요..!
  • 지뇽뇽 2012/04/23 11:12 #

    그렇군요!ㅎㅎ
    근데 말이 쉽지.. 자율성 + 통제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요
  • G.스케빈져 2012/04/21 01:50 # 답글

    https://www.google.co.kr/search?sourceid=chrome&ie=UTF-8&q=%EC%82%AC%ED%9A%8C%EC%8B%AC%EB%A6%AC%ED%95%99 (현실도피를 위해) 어쩌다 검색해보았습니다만... 구글 검색에서 사회심리학 키워드에서 사이트 1위시네요 : > 축하드립니다?!
  • 지뇽뇽 2012/04/23 11:10 #

    오 이런 것도 검색해보시고ㅎㅎ
    감사합니다 :)
  • 판다판다! 2012/04/21 09:14 # 삭제 답글

    지뇽뇽님 잘 보고 갑니다. 언제나 좋은글 감사해여!
    왠지 떡뽁기가 땡기는 날씨네요!ㅋ
  • 지뇽뇽 2012/04/23 11:09 #

    ㅎㅎㅎㅎ 떡뽁기를 사달라!!
  • 쿠키 2012/04/21 22:27 # 답글

    건강과 심리의 연관성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건강관련 시민단체회원인데..반가운 연구결과군요
    어느 잡지에서 말씀하신 비슷한 연구결과를 봣는데 .. 가난과 사회적지위와 불행의 연관.즉 직장에서의 행복도는 주로 높은 지위오 연관이 있는데.문제는 이 지위과 높은 교육을 받아야 가능하기때문에..
    학벌이 낮은 사람은 사회적지위가 낮고 그래서 통제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따라서 너무 힘들고 시간이 흘러도 통제할가능성은 없고 (지뇽뇽님은 그래도 교욱수준이 높으시니 조만간 통제가능한 위치에 있으시겠죠.지금도 기획일을 하신다는데.사실 수많은 여성들은 기획직이 드물어요 .ㅜㅜ저도 기획하고싶다고 말햇다가 너가 무슨 학벌이 좋아서 그런일을 맡느냐는 쿠사리만 먹었다는.우리사회는 아직 학벌사회..ㅡ)여하튼 교육수준과 행복도는 엄청 연관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요즘에 또 나오더군요.)
  • 지뇽뇽 2012/04/23 11:09 #

    으음.. 제가 알기론 교육수준과 행복이 관계는 있긴 하지만 되게 "약한 관계"인 걸로 알고 있어요 :)
    그게 행복에 있어서 교유육수준이 주는 장점이 물론 있지만(언급하신대로 자유도가 높아지는 효과)
    단점이 또 있기 때문에 + - 제로 같은ㅎㅎ

    단점으로는 행복을 아주 단순하게 성취/욕망이라고 봤을 때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욕망"이나 "기대"가 되게 높아지거든요..
    쉽게 만족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행복에는 큰 좋은 일보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훨 중요하다는 연구들을 고려하면
    이런 면에서 교육수준이 높아지는 게 마이너스가 되다는 뭐 그런..
  • Bayesian 2012/04/22 02:42 # 답글

    오랜만에 방문하게 됐는데,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이 포스팅도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상관연구인 것이 마음에 좀 걸리기는 합니다만...
  • 지뇽뇽 2012/04/23 11:03 #

    오 오랜만이에요 반갑습니당 :)
    요기에서 소개한 연구는 상관연구인데요
    sense of control과 관련된 실험연구들도 매우 많고
    걔들이 다 비슷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확실히 되게 중요한 아이인 것 같긴 해요
  • 보리차 2012/04/22 21:12 # 답글

    거꾸로 생각해서, 자기통제력이 없는 사람이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일에 손을 대면 망하기 십상인 것 같아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달리기를 하고 마라톤에도 꼬박꼬박 출전한다던데 그 정도로 자기 관리가 되는 사람이 아니면 소설을 쓴다든지 그런 일 촉수 엄금하는 게 좋지 않나 하고 생각을ㅎㅎ
  • 지뇽뇽 2012/04/23 11:02 #

    그러게요ㅎ 자율성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기통제력이 지나치게 없는 사람인 경우..
    사실 뭘 할 수 있을까요?ㅎㅎ 누군가 시켜서 하는 아주 단순한 작업들 빼고는..
  • 공부하는학생 2012/04/23 19:18 # 삭제 답글

    우연히 블로그의 글을 읽고 가는데요
    혹, 일차적 통제감? 이차적 통제감?이라는 개념을 설명해주실수 있으신가요?
  • 지뇽뇽 2012/04/24 12:26 #

    제가 알기로 일차적 통제감은 말그대로 '내가 내 환경이나 일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걸 의미하고
    이차적 통제감은 내가 '직접' 통제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강력한 힘을 가진 무언가를 통해 무언가를 통제하는 게 가능하다라는 느낌이에요.
    예를 들어 "나는 미약하지만 위대한 신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같은 것이지요
    근데 이차적 통제감이라는 개념은 논란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진짜 통제감 이긴 하냐??"라는 말도 있고..
    사실 한 부분에서 다루긴 하지만 아주 중요한 개념 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