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 접했던 최신 연구 단신들 중 재미있는 것만 공유해 볼게요 :)
1. 바른 행동이 주는 면죄부: 라이센싱(licensing) 이펙트
운동을 격렬하게 하고 난 후에는 왠지 '운동을 했으니까 먹어도 돼'라며 막 먹게되지 않나요?
그 결과 오히려 운동 할수록 살이 찌게 되는 현상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저만 그런가요ㅎㅎ)
이거랑 비슷한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있네요 :)
사람들은 건강한 행동을 하나 하고 나면 안 건강한 행동을 조금 해도 괜찮다는
일종의 면죄부를 허락 받는 느낌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연구에서는 몸에 좋은 걸 먹은 흡연자들이과 평범한걸 먹은 흡연자들을 비교해서
건강한 식사를 한 흡연자들이 식사후 더 담배를 많이 피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건강 관련 행동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도덕적인면을 떠올리게 했더니 오히려 자선행위를 덜 하게 되는 현상도 확인했다고 해요
헐.. 건강한 행동을 하되
하고나서 빨리 잊어야겠네요ㅎㅎ 음미하지 말고
2. 지능과 정치적 성향의 관계?
인지 능력(intelligence, 이 연구에선 언어능력, 암기력, 도형들의 유사성을 찾는 과제 등을 통해 측정)이 낮을수록
편견(예, 인종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갖고,
정치적으로는 보수/우파인 경향을 보이며,
내가 속한 집단이 아닌 다른 집단 사람(out-group)에게 더 배타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네요
흠.. ㅎㅎㅎ
물론 미국에서 실시된 연구라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다른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지능과 정치성향의 관계도 꽤 안정적으로 발견되는 경향이라고 하네요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집권자들은 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들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인지 능력이 낮을수록 권위에의 복종도가 높고(예, 학교에서 아이들이 권위에 복종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전통적인 가치들이 좋다고 하는 (예,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한다) 등의
"체제 유지"에 매우 도움이 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네요
출처: Hodson & Busseri, 2012
3. 빈부격차와 사기 행각의 관계?
빈부격차가 심할수록 사람들이 사기(cheating) 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심한 주일수록 학생들이 숙제 할 때 "남의 것을 배낄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는군요
구글 검색에서 "해피캠퍼스(리포트를 사고 파는 사이트)" 같은 사이트를 검색하는 빈도와
주 별 빈부격차 정도가 상관을 보였다고 해요
연구자들은 빈부격차가 심할수록 사회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기 때문에
서로 속고 속이고, 남들이 속이는 데 나도 속여야지 등의 태도들이 만연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라고 이야기 하네요 :)
우리나라도 인구당 사기사건 발생률이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인데
혹시 빈부격차와 그로인한 서로간의 불신과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네요
물론 아직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빈부격차가 사회 구성원들 간의 불신을 높인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고 있어서
충분히 흥미로운 발견인 것 같아요
덧글
2. 찔끔
3. 흠. @_@... 흥미로워요!
2. 뭐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거니까요ㅎㅎ
3. 그쵸 아직 초기적인 데이터지만 흥미롭더라고요 :)
3. (..................................)
셋 다 굉장히 재미있네요 ㅎㅎ. 심리학은 요런 맛에 하는건가요? ㅋ
잘 읽었습니다.
뭔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걸 데이터로 맞다 또는 틀리다
맞으면 '얼마나' 맞는지 이런 걸 알 수 있으니까요
뭔가 새로운 데이터를 얻었을 때의 전율은ㅎㅎ
뭔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일 것 같네요
더 흥미로운 데이터라고 할 수 있어요 :)
물론 그래도 "평균적으로 그렇다"라는 것ㅎ
3번 연구 같은 경우도 말씀하신 대로 검색 행위를 이용한 연구 방법이 참 기발한 것 같고요
글 깔끔하고 정돈되게 읽기 쉽게 쓰셔서 지뇽뇽님의 애정이 묻어나네요. 잘 보고 가요.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그렇다"라는 이야기다 라며ㅋㅋㅋ
어떤 연구자들은 반발이 두려워 이런 연구 하기 어려운데 참 용감한 연구라며 칭찬하기도 했다고ㅋㅋ
이번에 소개한 아이들은 뭔가 용감하거나 사회에 시사점이 크거나 해서 진짜 좀 마음이 간 것 같기도 하네요 :)
우리나라에서도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런 연구 어디서 안하시나 모르겠네요 :)
백인과 흑인이라는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서 저런 결론을 내면 안되지요.
그렇게 한다면 정치성향이 인종의 요소가 강해서인지 인지능력의 영향이 강해서인지 구분하기 어렵잖아요.
그리고 그런식으로 실험을 한 결과 같은 조건 내에서 인지능력이 낮을수록 보수성향이 강하다라는 결론이 나온거겠지요.
위에서는 인지능력이라는 조건이 보수성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지 소득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둘 다 생각하면 되지요.
비슷한 조건 내에서 소득이 높으면 보수를 찍으려는 성향이 강해지지만 비슷한 조건 내에서 인지능력이 높을수록 진보성향이 더 강하다.
같은 조건하에서 저런 결론이니까 인지능력이 높다고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진보인거는 아니라는거지요.(다른 요소들의 영향으로 인해 보수적 경향이 더 강하다던가). 약간 오해를 하신거 같지요.
흐음... 글 쓰기가 참 어렵네.....지요.
둘째, 왜 경제적 수준과 투표 성향의 상관관계는 설명하지 않나요? 경제(소득,자산) 수준과 지능은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현상이라서 통제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 수준을 통제하고 지능으로 인한 차이만 도출해낸다는 건 실험이 예외적인 경우만 연구한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이건 의미있는 결론을 애초에 낼 수 없는 연구란 뜻이에요.
//ㅁㅁ// 님의 지능과 도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리플이군요.
이 논문이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것은 데이터가 공고하다는 측면이 큽니다
원 논문을 찾아보니 경제적인 측면(socioeconomic status)와 교육수준을 통계적으로 통제하고
즉 ㅁㅁ님이 설명하신 것처럼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여 경제적인 측면과 교육수준이 동일하다고 놓고 살펴 봤을 때도
intelligence와 정치 성향, 편견, 외집단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 등이 강한 상관
(0.3정도인데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때 이 정도의 상관이면 어느정도 강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을 보였다는 데이터입니다 :)
당연히 논란이 될 요소들은 통제해야 하는 것이 맞고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논문을 쓸 수가 없겠지요ㅎㅎㅎ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이런 것들은 "평균적으로 그렇다"라는 걸 이야기 한다는 것이지요
즉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키가 크지만 "모든 개인들"에게 그렇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요?
남성 집단에서 키가 작은 편인 사람과 여성 집단에서 키가 큰 편에 속한 사람을 비교하면
남성이 키가 작다고 나올텐데 그걸 가지고 평균적 결과에 의의를 제기할 수는 없잖아요 ;)
그리고 데이터를 보니 영국인 1만6천명 정도의 샘플을 사용했네요
따라서 영국에서 좌우가 나뉘는 기준이라던가 이슈들이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들과는 다를테니
이 결과를 단순히 모든 나라에 있어서 다 그렇다 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
다만 미국 같은 경우에도 지능과 인종에 대한 편견, 외집단에 대한 배타적 태도, 공화당 정책에 찬성하는 정도가
각각 안정적으로 상관이 나온다고 합니다
http://scottbarrykaufman.com/wp-content/uploads/2012/02/Psychological-Science-2012-Hodson-0956797611421206.pdf
어쨌든 이런 실험은 보통 20대나 서양을 중심으로 해서 그대로 쓰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데 동아시아쪽에서 몇번 해봤으면 좋겠네요 ㅋ
으음..... 통제가 불가능하지는 않거든요.
부모의 소득수준과 학력수준을 통제해놓고서 친자식일때와 양자일때의 자식의 학력수준에 대해서 연구를 했거든요.
거의 비슷한 소득군, 심지어 학력군 내에서도 지능의 차이는 있기 마련이잖아요. 당연한거죠.ㅋ 그런거죠ㅋㅋㅋ 그러니까 통제할 수 있겠죠? 실제로도 하고.. 요
그리고 결론적으로 인지능력이 정치성과 배타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은거지 경제능력과 인지능력이 정치성과 배타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은건 아니잖아요. 그런 실험은 따로 하겠지요 '어느쪽이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가?'
물론 산마로님이 원하시는 것처럼 거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이론이 각광을 더 받지요. 그렇지만 거의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쓸데없는 예외상황도 조사해보고 싶기 마련이잖아요.(게다가 이번에는 그다지 쓸모없어 보이지는 않네요)ㅋㅋㅋ 그걸 알면 현실에 더 정교하게 이론을 적용시킬 수 있고..... 말이지요?
그리고 경제적수준이 미치는 영향은 이미 알고 계시잖아요. 왜그러세요ㅋㅋㅋㅋ
다시 정리하면 이런 연구가 보여주는 것이 지능 변수 그 자체의 상관관계인지, 지능에 딸려오는 기대와 불만 변수의 상관관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개인의 정치적 지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회적 지위 그 자체라기보다는 기대에 대한 부합의 정도라는 것이 사회학에서 얼마 안되는 일반화 중 하나임은 알고 있습니다.
1. 지능과 기대의 관계 등등 지능-정치성향 관계를 흐릴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하신 confounds들에 대해
이들이 실제로 지능과 & 정치성향과 각각 관계되어 있다는 "과학적 연구"들이 있는지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런 확실한 증거들이 있어야 이들이 confound다! 라고 주장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confound들이 각각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능 & 정치성향 변인과 관련되어 있는지도 물론 보셔야겠지요.
만일 '기대'가 지능 & 보수적인 정치성향 둘다와 + 상관에 있어서 통제해야 할 confound라면
간단하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실제로 '기대'가 높은지 측정해서 통계적으로 통제하면 됩니다
뭐 여러가지 문항과 행동적 변인들을 통해 '기대'라는 것을 측정할 수 있겠지요
기대를 측정하는 방법들은 기대의 '조작적 정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정교하게 설계하면 되겠고요 :)
2. 물론 본 연구는 "상관"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는 절대 주장할 수 없습니다 ;) 다만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는 있겠지요.
3. A와 B 사이의 관계가 어느정도 '공고하다'라는 건
단일 연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많은 연구들에서 비슷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들을 얻었기에 이렇게 이야기 되는 것입니다
관련 연구들에 대해서는 본 논문에 언급되어 있는 레퍼런스들을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이상입니다
산마로님 근데 '높은 학력에 높은 기대가 딸린다' 라는 실험에서 기대의 수준을 어떻게 측정했는지 아시나요? 혹시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지뇽님도 혹시 아시면 좀 부탁드려요 ㅋㅋㅋㅋ
2번 3번으로 가면서 뭔가 인간 세상이 아비규환이 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 이런 기분을 표현하기 위해 '현시창'이란 단어가 개발된 것이었군요!ㅎㅎ)
현시창.. 적절하네요ㅎ
많은 심리학 연구들을 보면
인간은 대뇌 주름이 가장 많다면서 왜이렇게 잘난척만 하고 실속이 없을까-생각이 좀 들곤 해요ㅎㅎ
그나저나, 3번은 왠지 뜨끔합니다. ㅡㅡ^
괜히 죄지은 기분이 드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