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 죄책감과 도덕성, 위안부 문제 2012/08/14 16:15 by 지뇽뇽

길을 지나가다 혹은 지하철에서 모금함이나 바구니 같은 걸 들고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지요. 

그럴 때 그냥 무시하거나 지나치게 되면 괜히 마음이 찝찝해 지지 않나요? 

이런 경험들 많이들 해 보셨을텐데요

도와주고픈 마음을 억누르는 경험을 하면 할수록 
비도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 

[호오.. 알콜연구라!?]


사람들에게 
노숙자나 전쟁을 겪은 사람 등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듯한 사람들의 사진을 15장 정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며 각각 다음의 3가지를 시킵니다. 

조건 1: 불쌍하다는 생각과 같은 동정심을 최대한 억누르는 것
조건 2: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조건 3: 아무 것도 시키지 않음

예를 들어 1번 조건의 사람들의 경우 
'세상에 저런 사람들 한 둘 도 아니고.. 불쌍하게 여길 것 없어' 등의 생각을 곱씹으며 동정심을 억눌렀겠지요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무시 전략을 썼을 수도 있겠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사람들에게
1. 여러 도덕적 기준에 대해 각각이 언제나 꼭 지켜져야 하는지
2. 도덕적 인간이 되는 것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에 대해 묻습니다. 

그렇게 되면 조건 1의 동정심을 억누른 사람들이 가장 
도덕은 그때그때 지켜도 안 지켜도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도덕적 인간이 되는 것이 덜 중요하다는 응답을 합니다.


동정심을 억누른 경험을 하면 뭔가 죄책감을 느껴서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ㅎㅎ 


연구자들은 
"인지부조화"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도와주지 않은 데에 대한 죄책감과 나의 실제 행동(도와주지 않음) 사이의 괴리를
사고를 바꿈으로써 매운다는 것이지요. 
'내가 나쁜 게 아니라 저 사람들은 원래 별로 도와줄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야'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 결과 더더욱 돕지 않게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흐음.. 

뭔가 약자를 자주 보면 볼수록 그리고 그냥 지나치면 지나칠수록,
'죄책감'이 쌓여있어서 해소하지 못하면 못할수록
그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무감각해 질 수 있다는 것 같은데요.. 
 

내일이 광복절이잖아요. 이쯤 되면 항상 위안부 할머니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혹시 사람들이 이 분들에 대해서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실제 행동은 별로 하지 못했을 때 
미안한 마음에 점점 더 회피하거나 무감각해 질 수도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큰 일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마련해서 죄책감도 해소해주고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예를 들면 
미국에 있었을 때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갔었는데요
사실 아무 것도 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박물관에 갔었던 것 만으로도
뭔가 작은 참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좀 후련한 게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작은 참여가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많이 덜어주고 
계속해서 조금씩이나마 관심을 갖게 만드는 좋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상에서 좀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네요 


흠흠
뭐든지 사람을 돕는 일에는 '늦었다'는 게 없다는 것 기억하고 파이팅 할까요?ㅎ 



덧글

  • 김강 2012/08/14 17:28 # 답글

    경험이 쌓일 수록 역치는 올라가죠.
    물론 변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경험으로 인한 건 변하는 것 같아요.
    포스팅 고맙습니다 :)
  • 지뇽뇽 2012/08/17 12:18 #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ㅎ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
  • 워풀 2012/08/14 22:03 # 답글

    다크 나이트 라이즈 많은 혹평이 있긴 했고 아쉬운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남을 위해 따듯한 말한마디 건네준것 만으로 모두가 영웅이라는 이야길 들으며

    삶에 찌들어서 잊고 살게 되는

    작은 용기를 잊지 않게 되는것도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시켜주는 계기가 되는걸까.... 싶네요


    이런 포스팅으로 행복과 용기를 전해주는 지뇽뇽님도 영웅!!
  • 지뇽뇽 2012/08/17 12:20 #

    따듯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영웅이라는 말이 참 좋네요 :)
    감사합니다 파이팅!ㅎㅎ
  • 푸른미르 2012/08/14 22:22 # 답글

    죄책감이 강한 사람이야 그렇겠는데 죄책감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사람에겐 어떻게 되나요?
    설마 죄책감이 약하다고 해서 사이코패스다! 하는건 아니겠죠?
  • 지뇽뇽 2012/08/17 12:22 #

    일단 죄책감을 느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는 따로 데이터를 뽑아서 살펴봐야 알 수 있겠지요ㅎ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죄책감이 없다면 이런 상황에서 인지부조화 같은 건 느끼지 않게 되겠지요ㅎ
  • 오호 2012/08/15 03:54 # 삭제 답글

    어디서 들었는데, 작지만 아주 간단한 봉사활동이라도, 시간이 안되면 정기적 기부나 후원이라도 하는게 본인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근데 이게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었군요. 작지만 저도 정기 후원이라도 시작해보고 싶네요.
  • 지뇽뇽 2012/08/17 12:23 #

    봉사활동이 건강이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은 많이 있답니다 :)
    정기 후원 좋지요!
  • Ladcin 2012/08/15 09:46 # 답글

    딱딱하게 굴면 딱딱해지는군요!
  • 지뇽뇽 2012/08/17 12:23 #

    그러게 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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