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 전염병과 성격: 외향성과 개방성, 그리고 성적개방성 2013/06/27 18:53 by 지뇽뇽


성격에는 크게 다섯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었지요(외향성, 개방성, 원만성, 신경증, 성실성)
그런데 이 성격요소들이 국가별,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이런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 

연구자들은 혹시 '전염병'에 의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좀 덜하지만
과거에는 전염병의 위력이 무시무시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의해 사망했고
흑사병 같이 유럽인구의 1/3이던가요.. 어마어마한 생명을 앗아갔던 전염병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요. 
(소설 페스트를 읽으며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명과 안전에 전염병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염과 관련된 것들을 꺼리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전염의 위험이 있는 더러운 것들에 대해서는 
이들을 피하기 위해 특성화 된 정서라고 알려진 '역겨움(우웩)'을 느끼게 되고
그 결과 부패한 음식을 자동적으로 멀리하게 되지요
똥이나 벌레가 있었던 물체는 오염이 깨끗이 제거된 후에도 본능적으로 꺼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역겨움'은 거부할 수 없는, 가장 파워풀한 정서 중 하나입니다.]


역겨움을 쉽게 느끼는(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새로운 병균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외국인'에 대한 알 수 없는 적대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병의 전염과 관련된 문제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삶 곳곳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지역별로 전염병이 유행한 정도가
그 지역 사람들의 성격 형성이나 분포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과를 예측한다면 어떤 모양일까요? 

전염병이 유행(prevalent)하는 지역일수록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안전성을 알 수 없는 낯선 것, 새로운 음식과의 접촉도 자제해야 겠고.. 그렇겠지요ㅎ 

성격 요소들 중 이 사람 저 사람 열심히 만나는 것과 관련된 외향성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개방성이 병의 전염과 관련이 클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 

아무래도 전염병이 많이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내향적이고 개방성이 낮은 게 생존에 유리하겠지요. 

연구자들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어요. 
'성적개방성(문란함?)'인데요. 
전염병이 유행하는 곳에서는 성적 개방성도 낮은 것이 병을 옮기거나 옮지 않는 데 중요하겠지요?

연구자들은 이런 성격특성들이 전염병을 막는 데 중요하다면
전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성격/행동 스타일이 사회.문화적으로 권장되어 
사회적인 성격/행동의 차이를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어요. 


그렇다면
전염병 유행 정도와 외향성과 개방성, 성적 개방성이 각각 부적 상관
(하나가 높으면 하나가 낮고, 하나가 낮으면 하나가 높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관계) 
을 보여야겠지요. 
 
전염병이 많이 유행한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외향성, 개방성, 성적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거라는 것이지요. 


정말 그런지 볼까요? 

지역(국가)별 전염병의 유행 정도는 옛 문헌 등을 통해서 9가지 질병에 대해 각각의 유행 정도를 파악했고
성격 분포는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기존 자료들을 사용했습니다. 


표를 보면
왼쪽부터 33개국, 50개국, 56개국, 38개국, 23개국의 성격을 조사한 서로다른 자료들을 사용했는데요
전염병의 유행정도와 외향성, 개방성이 대략 r= -.4~5 수준으로 부적 상관을 보였습니다. 

성적 개방성도 마찬가지였어요. 
전염병이 많이 유행한 지역에서는 특히 '여성'들의 성적개방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관'자료이기 때문에 뭐가 '원인'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외향성과 개방성이 낮아서 전염병이 유행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거꾸로 전염병이 유행해서 외향성과 개방성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합니다. 

성격 외에도 '개인주의-집단주의'같은 문화차도 
전염병 유행 정도를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도 본 것 같은데..

'그럴싸한 이야기'임을 떠나서 실제로 이런 데이터를 보는 건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ㅎ 
연구자들도 아마 되게 신기했을 거에요. 


익히 들어왔던 연구이긴 한데 
최근에야 논문을 직접 봐서 신기한 김에 공유합니다 :) 

성격과 관련된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들 시간 나는대로 공유할게요~ 



Schaller, M., & Murray, D. R. (2008). Pathogens, personality, and culture: Disease prevalence predicts worldwide variability in sociosexuality, extraversion, and openness to experi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95, 212.


덧글

  • 역설 2013/06/27 22:01 # 답글

    전염병을 퍼트리면 솔로부대가 늘어나겠군요 (???)
  • 지뇽뇽 2013/07/01 12:23 #

    그 그렇게 되나요ㅋㅋㅋㅋㅋㅋㅋ
  • 푸른미르 2013/06/28 00:54 # 답글

    오오 그럼 전염병의 위험이 사라진 미래에서는 소돔과 고모라의 천국이!!!!

  • 지뇽뇽 2013/07/01 12:24 #

    기 기대되네요ㅋㅋㅋㅋㅋㅋ
  • 도나루도 2013/06/29 23:40 # 삭제 답글

    재밌는 연구 소개 감사드립니다. 성적 접촉을 통해 전염병을 얻을 가능성은 남녀가 동일할텐데도 남성의 경우엔 전염병 유행도와 성적개방성의 상관이 없었던 것이 신기하네요(p=.066이었지만). 진화심리학자들이 자신의 가정과 일관되다고 좋아할만한 증거일까요. 저도 남자의 경우엔 평균적으로 더 부담 없이 데이팅/메이팅에 참가하는 상황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설명을 조금 믿는 편이지만 말입니다.
  • 지뇽뇽 2013/07/01 12:26 #

    뭐 그럴수 있겠네요ㅎㅎ (그쪽에서도 자세한 해석은 분분할 것 같긴 하지만요)
  • 로나도루 2013/07/30 00:58 # 삭제 답글

    마키아벨리 성향 & 사이코패스 성향 & 친화성과 같은 성격 심리학에 대해 아시는 점 있으면 포스팅 부탁드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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